그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독일 관념주의의 가장 중요한 철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인 헤겔에 있어서의 자아의식의 조화롭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설득력 있는 구조분석을 제시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연구 및 학문적 후진을 위한 부총장인 테오도라 한토스 교수는 시상식 때 칭찬했다.
이 독일 철학자의 저서들 가운데 약 열권이 한국어로 번역되었으며 헤겔은 이 아시아의 나라 한국에서 강한 관심을 갖고 있는 팬 공동체를 갖고 있다. 한국의 헤겔학회는 한 사립대학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개인적으로 이 철학자에 열광토록 하여 그에 관한 박사논문에 진력하도록 만들었는가? “나는 맑스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헤겔철학은 그에게로 나아가기 위한 전단계(前段階)다”라고 그는 말한다.
백 박사는 이미 고등학교에서 그리고 대학에서 독일어를 배웠다. “1986년에 참여했던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여름 독일어 및 문화강좌가 내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고 그는 술회하고 있다. 이 한국의 철학도는 4년 전 아주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지이겐으로 왔다. 그는 볼프강 슈라더(Wolfgang H. Schrader) 교수에게서 박사논문을 쓰고자 했던 것이다. 학업의 도시로서의 지이겐을 그는 “좀 따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지이겐 대학의 연구조건을 아주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금년 2월에 그는 박사학위를 가지고 그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 학자는 현재 군산이라는 항구도시에 살고 있으며 세 대학에서 동시에 강의를 하고 있는데, 어떤 대학은 그의 거주지로부터 200km까지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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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자리를 얻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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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한국에서 자리를 얻기는 매우 힘들다”고 백 박사는 말한다. 그리고 그들의 수입도 넉넉하지 못하다. 그들(대학강사들)은 학기 중에만 강의료를 받고 방학 중에는 받지 못한다. 물론 백 박사는 기회가 주어지면 기꺼이 독일에서 가르치고자 한다. 그러나 여기 독일에서도 철학자들에게는 대학의 자리가 극히 드문 실정이다.